오늘 아침에 'KT 플라자 광화문 직영점'에 들러 인터넷으로 주문해 놓은 '아이폰 15 Plus(Blue)'를 픽업해서 기기변경을 완료했습니다. 낯선 느낌이 없지 않았지만 뭔가 고향에 온 듯한 느낌이 들었습니다. 낯선 느낌이 들었기 때문에 서울살이 하다가 고향에 갔을 때 느끼는 그 기분 좋은 설렘이라고 할까요. 원래 아이폰을 사용하고 있었으니 처음 사용하는 제품이 아니기 때문일 듯합니다. 약 3년 3개월 남짓한 기간 동안 삼성의 갤럭시 S10 5G 모델과 함께 시간을 보내고 다시 아이폰으로 갈아탔습니다. 갤럭시 핸드폰으로 사용하는 중간에도 제 왼쪽 손목에는 애플워치를 차고 있었습니다. 집에서야 예전 아이폰과 연동을 했으나 외부 활동에서는 안드로이드폰을 사용하고 있으니 그저 값비싼 만보기 용도로 쓸 뿐이었지요.
스티브 잡스와 그가 만든 세상을 좋아하는 제가 아이폰에서 삼성폰으로 바꾼 것은 코칭 자격시험을 준비하면 서였습니다. ICF(International Coaching Federation)의 PCC(Orofessional Coach Certification) 자격을 준비하기 위해서는 30~40분 분량의 코칭 녹음본과 축어록을 2개 제출을 해야 합니다. 면대면 코칭을 할 때는 고객에게 녹음 양해를 구한 뒤 핸드폰의 녹음 기능을 켜놓고 녹음을 하면 되는데, 전화상으로 코칭을 하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통화 중 녹음을 해야 하는데, 아이폰에서는 통화 중 녹음이 불가능했거든요. 녹음기를 준비해서 스피커폰으로 사용할까도 생각했지만 여러모로 번거로움이 느껴졌습니다. 결국 저는 삼성 갤럭시 폰으로 바꾸고 3년이 넘는 시간 동안 잘 지내왔습니다.
한 핸드폰을 3년이 넘게 사용해 본 적도 처음이었어요. 의도한 것은 아니지만 대개 2년 정도 약정기간이 지나면 또 자연스럽게 새로운 모델로 눈이 가고 바꾸게 되었는데, 삼성의 갤럭시 S10 5G 모델은 나무랄데없이 저와 한 팀처럼 잘 지내왔습니다. 새로운 모델들이 자꾸 나올 때도 나는 이 친구랑 더 오래갈 수 있을 듯했거든요. 그럼에도 제 마음속에는 저도 모르게 '바꾸고 싶다'는 열망이 있었던 것은 아닐까 생각해 보게 됩니다. 새로운 아이폰 시리즈가 나온다는 소식도 들리고, 그것도 "궁극의 iphone" 이라던가 "막강한 성능"이라던가 이런 마케팅 용어가 제 마음을 휘잡고 들어오더라고요.
어느 날, 화장실 타일 바닥에 제 핸드폰이 두둑 떨어졌습니다. 화장실 휴지 놓는 곳에 올려놓았는데 미끄러져 서 그대로 수직낙하하고 액정 오른쪽이 금이 갔습니다. 심하게 떨어졌는데도 불구하고 아주 양호한 상태였습니다. 뭐 이 정도는 괜찮다 생각하고 와 대단하다 하면서 새 아이폰 광고는 눈길도 주지 않았지요. 그런데 3년 내내 거의 떨어트린 적이 없던 제 핸드폰이 불과 한 달 사이에 3번이나 떨어지는 일이 생기더라고요. 웃어야 할지 울어야 할지 난감했습니다. 결국 저는 삼성 수리센터에 가서 근 1시간 30분이 넘는 대기를 지나 겨우 상담을 받았는데, 액정 교체비로 26만 원~30만 원이 되는 수리비 견적을 받았습니다. 대기한 시간도 아깝기도 했고, 새 아이폰은 훨씬 더 비싸잖니 하면서 마음의 소리가 있긴 했지만, 다시 오겠다고 하고 돌아왔습니다.
사전예약 기간 동안 계속 고민하다가 결국 사전예약의 혜택은 다 무시하고 넘기다 안 되겠다 싶어서 어제 KT Shop에서 온라인 주문을 하고 오늘 아침에 만나게 된 거죠. 기기변경을 하고 안드로이드에서 아이폰으로 오는 길이라 낯섦에 익숙해지느라 오늘 오후 내내 씨름을 했습니다. 이제야 좀 다시 익숙해져 가는 중이고, 얼추 바로 필요한 부분들은 세팅하고 차근차근 필요한 것들 이사해오려고 합니다. 계속 아이폰을 붙잡고 있었더니 어깨도, 목도 아프고, 오늘 글도 꽤 늦었지만, 새로운 친구를 만나니 왠지 뿌듯하고 기분이 좋습니다.
(브런치 글에서 가져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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