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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라이프 디자인 아티스트의 살롱
시간을 담다/바람 불어 좋은날

아이폰이 고향의 느낌을 주다니!

by CreActive Coach 2023. 10. 23.

오늘 아침에 'KT 플라자 광화문 직영점'에 들러 인터넷으로 주문해 놓은 '아이폰 15 Plus(Blue)'를 픽업해서 기기변경을 완료했습니다. 낯선 느낌이 없지 않았지만 뭔가 고향에 온 듯한 느낌이 들었습니다. 낯선 느낌이 들었기 때문에 서울살이 하다가 고향에 갔을 때 느끼는 그 기분 좋은 설렘이라고 할까요. 원래 아이폰을 사용하고 있었으니 처음 사용하는 제품이 아니기 때문일 듯합니다. 약 3년 3개월 남짓한 기간 동안 삼성의 갤럭시 S10 5G 모델과 함께 시간을 보내고 다시 아이폰으로 갈아탔습니다. 갤럭시 핸드폰으로 사용하는 중간에도 제 왼쪽 손목에는 애플워치를 차고 있었습니다. 집에서야 예전 아이폰과 연동을 했으나 외부 활동에서는 안드로이드폰을 사용하고 있으니 그저 값비싼 만보기 용도로 쓸 뿐이었지요.



스티브 잡스와 그가 만든 세상을 좋아하는 제가 아이폰에서 삼성폰으로 바꾼 것은 코칭 자격시험을 준비하면 서였습니다. ICF(International Coaching Federation)의 PCC(Orofessional Coach Certification) 자격을 준비하기 위해서는 30~40분 분량의 코칭 녹음본과 축어록을 2개 제출을 해야 합니다. 면대면 코칭을 할 때는 고객에게 녹음 양해를 구한 뒤 핸드폰의 녹음 기능을 켜놓고 녹음을 하면 되는데, 전화상으로 코칭을 하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통화 중 녹음을 해야 하는데, 아이폰에서는 통화 중 녹음이 불가능했거든요. 녹음기를 준비해서 스피커폰으로 사용할까도 생각했지만 여러모로 번거로움이 느껴졌습니다. 결국 저는 삼성 갤럭시 폰으로 바꾸고 3년이 넘는 시간 동안 잘 지내왔습니다.

한 핸드폰을 3년이 넘게 사용해 본 적도 처음이었어요. 의도한 것은 아니지만 대개 2년 정도 약정기간이 지나면 또 자연스럽게 새로운 모델로 눈이 가고 바꾸게 되었는데, 삼성의 갤럭시 S10 5G 모델은 나무랄데없이 저와 한 팀처럼 잘 지내왔습니다. 새로운 모델들이 자꾸 나올 때도 나는 이 친구랑 더 오래갈 수 있을 듯했거든요. 그럼에도 제 마음속에는 저도 모르게 '바꾸고 싶다'는 열망이 있었던 것은 아닐까 생각해 보게 됩니다. 새로운 아이폰 시리즈가 나온다는 소식도 들리고, 그것도 "궁극의 iphone" 이라던가 "막강한 성능"이라던가 이런 마케팅 용어가 제 마음을 휘잡고 들어오더라고요.

어느 날, 화장실 타일 바닥에 제 핸드폰이 두둑 떨어졌습니다. 화장실 휴지 놓는 곳에 올려놓았는데 미끄러져 서 그대로 수직낙하하고 액정 오른쪽이 금이 갔습니다. 심하게 떨어졌는데도 불구하고 아주 양호한 상태였습니다. 뭐 이 정도는 괜찮다 생각하고 와 대단하다 하면서 새 아이폰 광고는 눈길도 주지 않았지요. 그런데 3년 내내 거의 떨어트린 적이 없던 제 핸드폰이 불과 한 달 사이에 3번이나 떨어지는 일이 생기더라고요. 웃어야 할지 울어야 할지 난감했습니다. 결국 저는 삼성 수리센터에 가서 근 1시간 30분이 넘는 대기를 지나 겨우 상담을 받았는데, 액정 교체비로 26만 원~30만 원이 되는 수리비 견적을 받았습니다. 대기한 시간도 아깝기도 했고, 새 아이폰은 훨씬 더 비싸잖니 하면서 마음의 소리가 있긴 했지만, 다시 오겠다고 하고 돌아왔습니다.

사전예약 기간 동안 계속 고민하다가 결국 사전예약의 혜택은 다 무시하고 넘기다 안 되겠다 싶어서 어제 KT Shop에서 온라인 주문을 하고 오늘 아침에 만나게 된 거죠. 기기변경을 하고 안드로이드에서 아이폰으로 오는 길이라 낯섦에 익숙해지느라 오늘 오후 내내 씨름을 했습니다. 이제야 좀 다시 익숙해져 가는 중이고, 얼추 바로 필요한 부분들은 세팅하고 차근차근 필요한 것들 이사해오려고 합니다. 계속 아이폰을 붙잡고 있었더니 어깨도, 목도 아프고, 오늘 글도 꽤 늦었지만, 새로운 친구를 만나니 왠지 뿌듯하고 기분이 좋습니다.
(브런치 글에서 가져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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