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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라이프 디자인 아티스트의 살롱
열정을 채우다/글쓰기 프로젝트

Inspiration #01 프롤로그

by CreActive Coach 2023. 4. 22.

 

저에게는 3가지 숙원사업이 있습니다. 영어로 편안하게 대화하기, 건강한 삶을 위한 체중감량, 그리고 책쓰기 입니다. 그 어느 것 하나 포기하기 싫은 마음이 있는지 늘 새해의 계획 혹은 목표 리스트에는 3가지가 빠지지 않고 자리하고 있습니다. 몇 해나 흘렀는지도 모를 정도로 늘 자리하고 있는데, 한번도 탈출하지 않는 것을 보니 제가 왜 “숙원 사업”이라고 하는지 아시겠지요. 

 

딱히 우선 순위가 있었던 것도 아니고, 한 번에 해결하려다 보니 진척이 잘 안되는 것 같습니다. 어쩌면 절실하지 않아서 일지도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이 숙원 사업을 더 미루고 싶지 않다는 마음은 그 어느 때보다 큽니다. 그 중에서 오늘은 ‘책쓰기’에 대해 이야기를 시작해 보려고 합니다. 책을 쓰고 싶은 것인지, 글을 쓰고 싶은 것인지, 단순히 쓰면 되는 것인지, 출판을 목적으로 하는 것인지도 불분명하지 않기도 합니다. 사실 매일 사용하는 노트에 아침마다 3페이지의 글을 ‘모닝페이지’라는 형태로 쓰고 있습니다. 간간히 블로그나,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등 SNS에도 글을 쓰기도 합니다. 이렇게 늘 글은 쓰고 있으니 단순히 글을 쓰고 싶다는 마음은 넘어서는 것 같습니다. 매일 이렇게 글을 쓰면서도 아쉬움이 드는 것은 왜 일까요? 아마도 흘러가는 글의 형태가 아니라 전체의 스토리를 묶어서 “책”이라는 형태로 완결판을 보고 싶은 욕구가 있나 봅니다.

 

마침 3개월간 주 1회 “마감”이라는 형태로 글을 올리는 프로젝트에 초대를 받았습니다. 내가 스스로 하지 않으면 어떤 환경적인 상황이 나를 하게 만드는 우주의 신비 같은 것이 있다고 믿습니다. 이번 일도 그런 것 같아요. 약 7년이라는 시간 동안 저의 숙원사업을 더 이상 미루지 말아야 한다는 신의 계시 같은 느낌입니다. 뜻밖의 초대 였지만 어쩌면 제 내면의 소리를 초대해 주신 분이 들으셨을지도 모르겠습니다. 오늘, 그 “마감”이라는 벽 앞에 섰습니다. 그리고 첫 삽을 뜨기 시작했습니다. 앞으로 준공까지 어떤 과정이 펼쳐질지 기대가 됩니다. 즐기는 마음으로 제가 하고 싶은 이야기를 찾아가는 시간이 되길 희망합니다.

 

지금은 글을 쓴다고 하면 ‘어렵다’, ‘무엇을 쓰지?’ 하는 마음부터 앞섭니다. 하지만 제가 중학교 2학년 때 장래희망을 이야기하는 시간에 ‘나는 소설가가 되고 싶습니다.’라고 이야기를 했던 기억이 있습니다. 다른 직업에 대해 이야기했던 기억은 별로 나지 않습니다. 고등학교에 시절에는 ‘기자’가 되고 싶어 했던 기억이 있는 것을 보면 아마도 저는 뭔가 “쓴다”는 것에 대해 로망이 있었던 것 같습니다. 초등학교 저학년 시절에는 만화책을 보는 것을 좋아했었고, 중학교 때도 책읽는 것을 좋아해서 쉬는 시간에도 책을 읽었던 기억도 있습니다. 

 

초등학교 4, 5학년 때인가 <캔디캔디>라는 순정만화가 정말 인기를 끌었던 적이 있었습니다. 그 당시 기억에 총 9권의 만화책으로 발행이 되었던 것 같은데, 그 만화책을 완전히 사랑하며 만화책을 얼마나 많이 봤는지 모릅니다. TV 만화로도 볼 수 있었는데, <들장미 소녀 캔디>의  “외로워도 슬퍼도 나는 안울어~” 하는 만화 주제가 답게 여주인공 캔디의 삶에 감정이 이입되면서 무척 좋아했었습니다. ‘안소니, 아치, 스테아와 테리우스’ 등 남자 주인공들도 함께 등장했는데, 제가 좋아했던 ‘안소니’가 비극적인 사고로 일찍 죽고 캔디와 테리우스가 서로 사랑하는 사이가 되는 과정이 마음에 들지 않았습니다. 만화책은 최종본이 나왔지만, 저는 그 뒤의 이야기를 내가 원하는 대로 써야겠다는 마음이 들었습니다. 밤마다 A4 사이즈의 줄무늬 노트에 ‘After 캔다’의 이야기를 창작하기 시작했습니다. 요즘으로 말하면 ‘팬 픽션(Fan fiction)’이라고 할 수 있겠네요. 노트 한 권에 등장인물들의 이야기를 이어서 시나리오 형태로 소설을 써서 친구들에게 보여주고 즐거워했던 기억이 있습니다. 당시 친구들이 정말 좋아했거든요. 

 

이번에 글을 써보겠다고 시작하니 그 때의 기억이 떠올랐습니다. 캔디의 이야기를 시작으로 저만의 새로운 스토리를 만들어서 5~6권의 미니 소설을 썼습니다. 아마 지금 보며 유치찬란한 내용일지도 모르지만 내가 쓰고 싶은 이야기를 써서 다른 사람들에게 보여주며 뿌듯해 하고 즐거워 했던 순수한 소녀의 모습이 그려져 귀엽기도 합니다. 누군가를 의식하지 않고 내가 좋아하는 이야기를 하면 되는데, 왜 지금은 글을 쓰는 것에 대한 부담이 클까 자문해 봅니다. 아마도 “잘 쓰고 싶다”는, 타인에게 인정받고 싶다는 욕구가 내면에 있기 때문일까요. 무엇을 쓰고 싶은지, 어떤 이야기를 써야할 지 모르겠다는 마음 때문일까요.  어떤 하나의 이유가 있기 보다 복합적인 이유가 있을 것 같습니다. 하지만 중요한 것은 많이 써보는 것이 좋은 글을 쓰는 길이라는 것이겠지요. 

 

“위대한 창조주여,

 얼마나 많이 할지는 제가 맡겠으니

얼마나 잘 할지는 당신이 맡으소서”



서재 문 앞에 붙여 둔 <아티스트 웨이>의 한 구절입니다. 글쓰는 것도 여기에 해당된다는 것을 이 글을 쓰는 순간에 느낍니다. 어릴 때 즐겁게 글을 썼던 때, 무엇이 저를 그렇게 신나게 글을 쓰게 했던 것일까요? 내가 쓰고 싶은 이야기를 썼기 때문이었을까요, 재밌게 읽어주는 독자도 있었기 때문이었을까요. 여러 이유가 있겠지만 그만큼 많이 읽고 썼기 때문이었던 것 같습니다. 평소 책을 읽는 습관과 매일 써보는 습관 덕분에 해냈던 것을 알게 되었어요. 그동안 계속 숙원사업에 머물러 있었던 것은 머리로만 수십번 쓰고 지우기를 반복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잘하는 것은 창조주에게 맡기고, 저는 그저 써내는 일을 해야겠다 다짐해 봅니다.

 

앞으로 어떤 이야기를 들고 찾아올지 모르지만, 반갑게 맞아주세요. 준공식이 언제일지 모르지만 지금 이 순간, 창작의 고통도, 희열도 느껴보며 이 과정을 온전히 즐기고 싶습니다. 우리 곧 또 만나요. 그 때 까지 안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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