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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라이프 디자인 아티스트의 살롱
열정을 채우다/글쓰기 프로젝트

Inspiration #03 내 마음 알아차리기

by CreActive Coach 2023. 5. 7.

 

"실례합니다."

아침에 스포츠 클럽에 갔다가 샤워하는 중간에 누군가의 목소리에 놀라 뒤를 돌아봤습니다. 샤워 부스에 본인의 샤워 용품을 놓고 수영장과 사우나실에 다녀오신 60대 중반 되어 보이시는 분이셨습니다. 본인의 자리니까 옆 부스로 이동해서 샤워해 주길 원하시는 요청이었습니다. 일단 어르신이셨고, 옆으로 옮기는 것도 어려운 일이 아니니까 바로 옮겨서 샤워를 마쳤습니다. 

 

샤워하고 나오면서 "이게 어떤 상황이지? 스포츠 클럽이라는 공동 공간인데, 자리를 맡아 두는 일이라니!" 하며 불쾌한 마음이 올라왔습니다. "여기서 이러시면 안 됩니다!"하고 정중히 말씀을 드리고 싶은 마음도 사실 컸지만, 그분의 너무 당당하고 웃으시면서 하셨던 모습에 이해를 해드리기로 했습니다. 나도 뭐 그런 경우가 있으니까 하는 성숙한 태도를 보이면서...

사실 그냥 가볍게 여기면 되는 일이기도 합니다. 그 여성 분만 자리를 맡아 놓는 것도 아니고, 수영복 등 개인 용품을 계속 들고 다닐 수 없으니까요. 그럼에도 저는 왜 그 분의 말씀이 그리 신경이 쓰였을까 고민을 했습니다. 어떤 부분이 나의 신경을 거슬리게 하는 거였을까. 대부분 이렇게 신경 쓰이는 것들은 자신의 가치와 신념 체계가 맞지 않을 경우 불쾌감이나 불편함이 올라옵니다. 그 여성 분은 아무렇지도 않게 옆으로 옮기면 안 되는지 눈으로 말씀하시는 것을 보면 그 정도는 별거 아니라고 생각하실 수도 있었습니다. 

 

반면 저는 그렇게 누군가가 사용하고 있다면 제가 제 물건을 들고 옆으로 옮기거나 사우나에서 좀 더 몸을 풀거나 기다렸다가 그 분이 나가시면 사용했을 거예요. 저는 그분의 요구가 다소 "무례하다"라고 느꼈던 것 같습니다. 내 위주로 생각한다고 느꼈던 것 같아요. 그렇게 제 마음을 알아차림 하고 불편한 제 마음을 제가 알아주니 좀 기분이 나아졌습니다. 제가 원하는 것은 그 분과 불쾌한 상황을 만드는 것은 아니었으니까요. 다만, "금방 하고 갈게요"라든가 "여기는 공용 공간입니다."라고 말을 할 수도 있었는데 못해서 아쉽다는 마음까지 알아차렸어요. 

 

그러고 보니, 어제 코칭한 고객의 사례가 떠올랐습니다. 한 학부모와 아이들 라이딩 문제로 감정이 상하는 일이 있었는데, 그 상대 엄마에게 본인의 생각을 이야기를 하지 못했던 것에 대한 속상함을 이야기했습니다. 제가 그 엄마라고 생각하고 저에게 하고 싶었던 이야기를 해보라고 했습니다. 처음에는 어떻게 이야기를 하냐고 하면서 시작한 말은 순간 격한 감정의 표현을 쏟아내기 시작했습니다. 그렇게 잠시 속마음을 솔직하게 표현하고 나니 그 고객님이 "아휴, 제가 이런 말을 하고 싶었던 거였네요. 속이 다 후련해요!"라고 하셨어요. 제가 요청을 잘했구나 싶을 정도로 속 시원해하셔서 저도 역시 뿌듯한 느낌이 들었었습니다.

 

오늘, 아침 그 여성분과의 작은 에피소드를 통해서 나도 역시 내가 하고 싶었던 이야기를 못하니 가슴이 답답했구나를 느꼈습니다. 우리가 하고 싶은 이야기를 하지 못해서 생기는 답답함이 일상에서 얼마나 많이, 쉽게 발생하는지 알 수 있었습니다. 그럴 때, 간단한 셀프 코칭을 통해 내 감정, 생각, 욕구를 찬찬히 살펴보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 아닐까 싶습니다.

 

지금 내 기분은 어떻지?

이 기분은 무엇 때문일까?

그래서 내가 원하는 것을 무엇일까?

그것을 위해 나는 뭘 할 수 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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