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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라이프 디자인 아티스트의 살롱
열정을 채우다/글쓰기 프로젝트

Inspiration #05 삶의 자원은 누구에게나 있다.

by CreActive Coach 2023. 5. 20.

 

삶에서 여러 터닝포인트라고 할 만한 중요한 지점들이 있습니다. 누구나 이런 지점들이 있을 것이고, 저 역시 그런 시간들이 있었습니다. 저의 두 번째 터닝포인트는 동작구어르신행복주식회사의 대표이사를 역임했던 약 7년의 시간, 6년 8개월의 시간입니다. 작년 여름, 2022년 6월 30일 자로 임기를 마무리했으니 어느새 10개월 반이 훌쩍 흘렀습니다. 마침 어제 아침 이창우 구청장이 동작구어르신행복주식회사의 경험을 정리해 달라는 메시지를 급하게 받았습니다. 이창우 구청장이 본인의 업적을 정리하는 책을 쓰고 있는데, 이 자료를 정리해 달라는 요청이었습니다.

 

임기 중에 회사와 관련된 이야기를 쓴 책을 출판하고 싶었던 저였기에, 그때는 잘 되지 않았지만 뭔가 도움이 되면 좋겠다 싶었습니다. 그런데 결국 제 자의에 의해서라기보다 타의에 의해 책임감이 발동하여 4~5페이지로 그 시간을 정리하게 되었습니다. 그 덕분에 그 시간들이 저에게 어떤 자원으로 축적이 되고 활용이 되고 있는지 성찰하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동작구어르신행복주식회사(이하 동행)는 고령사회를 위한 노인, 어르신들을 대상으로 일자리를 통해 복지를 실현하고자 동작구청이 전액 출자(2억 9천만 원)를 해서 설립한 100% 구 기업입니다. 무엇을 위해 설립된 회사인지, 추구하는 가치가 무엇인지를 기관의 이름에서 분명하게 드러내고 있는 회사이죠. 동행은 동작구 어르신들의 일자리를 통해 수혜성 복지에서 벗어나 실제적 복지 실현을 위해 설립된 구 출자회사입니다. 전국 16개의 광역자치단체와 226개 기초자치단체를 통틀어 구청에서 출자하여 노인 일자리를 해결하려고 시도한 것은 전국 최초입니다. ‘시니어연합’ 등에서 위탁으로 운영하고 있는 ‘노인일자리 사업’은 다양하게 진행되고 있지만, 동작구어르신행복주식회사처럼 상법상 주식회사 형태로 운영되는 곳은 처음입니다. 독특하게도 기관의 내용은 사회적 가치를 창출하니 사회적 기업으로 볼 수 있지만, 상법상 주식회사 형태로 운영되고 있는 기업이죠. 

 

동작구에 ‘어르신행복주식회사’가 설립된 시작은 아주 작은 관심에서 비롯되었습니다. 2015년 동작구에 새 바람이 불었습니다. 3선 구청장이 물러나고 전국 최연소 구청장이 탄생했습니다.  동작구는 노인 인구가 많은 곳입니다. 지역 어르신들은 같은 고장에서 40~50년씩 거주하신 분들이 특히 많았습니다. 이창우 동작구청장이 선거운동 기간 중 골목길에서 한 어르신을 만났는데 그 어르신께서 “아침에 눈을 떠도 삶에 희망이 없다. 할 일이 없기 때문이다.”라는 말씀을 하셨다고 합니다. 그 말씀에 이창우 구청장은 가슴이 너무 아팠고 그 후 ‘급격한 고령화와 평균 수명의 증가에 대응하기 위한 어르신들에게 소득창출 및 사회참여 기회를 제공하여 제2의 인생출발과 자립기반 마련 지원’을 약속하는 공약 발표를 했습니다. 

 

당선이 되고, 담당 부서에게 “어르신들이 행복하게 일할 수 있는 회사를 만들면 어떨까?” 하며 선거 공약의 약속을 위한 질문으로부터 시작된 회사입니다. 한 조직의 리더가 어떤 마인드를 갖고 있는지가 그 조직의 문화와 정책을 결정하게 된다고 믿습니다. 전국 최초로 구청에서 출자하는 어르신 일자리 회사가 생긴 다니 여기저기 홍보가 되었고, ‘한국노인인력개발원’에서 연락이 왔습니다. 아마도 동작구에서 어르신일자리를 위한 주식회사를 만들겠다는 보도를 본 모양이었습니다. ‘고령자친화기업’이라는 제도가 있는데 함께 추진하면 좋겠다는 제안이었습니다. 고령자친화기업은 고령자 적합 직종을 개발하여 기업 설립을 지원함으로써 시장경쟁력과 지속성을 갖춘 노인일자리 창출에 기여하고자 하는 사업입니다. 

 

 동작구어르신행복주식회사는 모든 것이 처음인 회사다. 2015년 11월 3일 법인 설립을 하고, 2016년 1월 동작구의 공공기관 건물의 클리닝서비스를 시작으로 본격적으로 사업을 시작했습니다. 처음 36명의 어르신들과 함께 4명의 스텝 직원들과 시작한 사업은 2018년 1월에는 93명의 어르신들과 함께 할 정도로 큰 성장을 이뤘고, 2022년 6월 30일 제가 퇴임할 때는 200여 명이 넘는 어르신들이 직고용으로 일을 하실 수 있는 회사로 발전했습니다. 7년여의 기간 동안 어르신행복주식회사는 지속가능한 시니어 일자리 전문기업으로 우뚝 설 수 있도록 기반을 탄탄하게 만들어 놓았다고 자부할 수 있습니다. 

 

퍼스트 무버(First mover)가 되다 보니 다른 지자체에서도 우리 회사의 사례에 관심도 많이 가져 주시고, 견학을 오기도 합니다. 지역마다 일자리 정책, 특히 고령사회에 맞춰 노인일자리를 어떻게 마련을 해야 할지 고민이 많다는 것을 알 수 있었습니다. 그렇게 방문하시는 분들을 위해 회사에서는 최대한 ‘아낌없이 주는 나무’가 되려고 했습니다. 우리 회사의 사례를 참고해서 더 좋은 정책으로 업그레이드시켜 우리가 오히려 그 사례들을 역 벤치마킹 할 수 있는 수준까지 되었으면 싶었습니다. 어르신일자리 정책에 대해 관심이 많은 정책관계자들에게 도움이 될 수 있기를 바라고, 이런 회사가 지자체별로 하나씩은 있어 노인일자리의 질을 높일 수 있기를 바라는 마음에 바쁜 일정에도 적극적으로 회사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그 덕분에 성동구를 필두로, 금천구, 노원구, 서초구(서초구의 특성상 여성일자리주식회사가 되었다)에서 상법상 주식회사 형태의 기관을 설립하게 되었습니다. 실제로 설립까지 간 곳은 서울시 4곳의 구청이었지만, 광주, 대전, 경남 등등 전국 지자체는 물론 사회복지, 사회적 기업을 연구하는 학계 등등에서 관심을 갖고 벤치마킹을 많이 하러 왔습니다. 지금이야 백세시대가 당연한 때이기도 하지만, 회사가 설립할 당시는 60~70대 사이의 나이는 노인에 속하는 시대였고 불과 8년 정도 지난 시간인데, 우리 사회의 변화의 속도가 상당함을 알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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