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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라이프 디자인 아티스트의 살롱
열정을 채우다/글쓰기 프로젝트

Inspiration #04 삶의 곡선 아래

by CreActive Coach 2023. 5. 13.

 

‘계절의 여왕’이라는 5월입니다. 검은 토끼 해인 계묘년, 2023년이라며 활기차게 시작한 지 얼마 되지 않은 느낌인데, 어느새 5월의 중순으로 접어드는 지점까지 왔습니다. 예전처럼 사계절이 뚜렷하게 보이지 않는 요즘이지만, 그래도 봄에서 여름으로 가는 길목에 있는 느낌을 받습니다. 사계절 중 저는 봄을 제일 좋아합니다. 겨우내 앙상하게 남아있던 가지에서 연한 초록잎이 나오고, 노란색과 붉은색 등 꽃으로 곱게 물들어 가는 봄은 4월을 지나 5월이 되어야 제 맛이지요. 아침저녁 쌀쌀한 날씨지만 한낮에는 반팔 차림의 사람들을 많이 볼 수 있더라고요. 이러다 곧 또 여름이 오고, 언제나 그렇듯 12월이 와서 다시 새해를 맞이하느라 분주해지는 날이 곧 오겠지요.

 

그래서인지, 요즘 제 마음은 답답함과 분주함의 어딘가에 서 있는 듯합니다. 어깨에 코끼리 한 마리가 턱 올라탄 것처럼 무겁습니다. 마사지볼이나 폼롤러로 아침저녁으로 문질러 주기도 하고, 스트레칭으로 몸을 풀어주기도 하지만, 올라탄 코끼리는 좀 체로 내려올 기미가 없습니다. 어떻게 코끼리가 올라갔을까? 혹은 어떻게 하면 이 코끼리를 내려오게 할 수 있을까? 고민하곤 합니다. 그렇게 마음과 몸이 연결되어 있음을 실감하고 있습니다. 답답하고 불편한 마음은 제 어깨에 고스란히 올라타서 저의 몸에 영향을 주고 있으니까요. 몸을 먼저 움직이면 분명 조금 괜찮아질 것이라는 것도 알지만, 무거운 마음을 좀처럼 움직이게 하는 힘을 찾지 못하고 있습니다. “일단 움직여 봐! 그럼 좀 나아지는 것이 느껴질 거야…”라는 말이 얼마나 힘이 없는 말인지, 일반적인 공감이었던지 느끼고 있습니다. 앞으로 누군가가 제가 느끼는 것처럼 답답한 마음을 공유하면 섣불리 조언하기보다 그저 그 마음을 온전히 수용하고 함께 있어줘야겠습니다.

 

모든 삶은 업 앤 다운(Up & down)이 있습니다. 당연히 살다 보면 늘 업(Up)된 상황만 있는 것은 아닐 테니까요. 지금이 저에게 다운(Down)의 시기인가 보다 짐작해 봅니다. 왜 그럴까? 자문해 보니, 연초에 계획했던 것들을 제대로 하고 있지 않는다는 것을 알아차렸습니다.. 이렇게 다운의 시기가 왔을 때, 다시 에너지를 높이기 위해 사용하는 나만의 특별한 방법이 있으실까요? 그럴 때 어떤 방법들을 사용하시는지요? ‘인생은 아름답다’라는 것이 제 삶의 모토 중의 하나이지만, 그 아름다움에는 희로애락이 다 있다는 의미입니다. 그러니 이 시간도 필요한 시간이라 생각하며, 충분히 이 시간을 가져보는 것도 다음 단계를 위해 도움이 되는 시간이 될 것입니다. 지금을 어떻게 보내느냐에 따라서 업의 시간을 또 잘 맞이할 수 있을 터이니까요. 저는 어떤 일이 잘 안 풀리거나 중요한 프로젝트가 끝나면 허한 감정을 채우기 위해 충분한 수면과 만화책을 읽습니다. 때로는 아무 생각하지 않아도 할 수 있는 단순한 퍼즐 게임도 하곤 합니다. 그런데 이런 것들이 순간의 편안함과 멍 때림의 효과를 통해서 얻는 장점도 분명 있지만, 궁극적으로 제가 원하는 삶을 사는 데는 큰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것을 깨달았어요. 가볍게 그 시간을 보내면 좋지만, 아무 생각 없이 그냥 공허한 마음을 채우기 위해 이런 일들을 하면 오히려 어느 순간에 ‘현타’가 오는 순간이 꼭 오게 됩니다. 후회를 하게 되면 자책을 하게 되더라고요. 잘 쉬어주고 에너지를 충전하는 시간이 되어야 하는데 말이죠. 

 

봄이 오는 길목에서 저는 이런 시간들을 보내고 있었습니다. 기지개를 켜야 하는데, 여름으로 가는 길목에서 이제 좀 꿈틀꿈틀 대야겠다는 마음이 생깁니다. 다시 올라가기 위해서는 몸을 움직여 마음에 활기가 올라올 수 있도록 해야겠습니다. 제일 먼저 한 일은 공유 오피스를 물색했습니다. 매일 출근하던 사람이 재택으로 일을 하고 있으니 이 편안함이 다소 지나치는구나 싶은 시기가 온 것 같습니다. 이제 9 to 6로 출근하는 삶은 아니지만, 공유 오피스의 핫데스크를 활용해서 적을 두고 하루 중 정해진 시간에 나와 일에 집중하는 시간을 갖기로 했습니다. 여러 곳을 찾다가 싱가포르 업체인 ‘Just co’라는 코워킹 스페이스에 계약을 했습니다. 전체적인 인테리어가 컬러풀한 느낌이 들어 좋았습니다. 출근한 지 이틀 밖에 되지 않았지만, 확실히 좀 더 책임감도, 희망도 느껴집니다. 

 

삶이 직선이 아닌 곡선이라 다이내믹한 것은 아닐까 생각하게 됩니다. 다운의 시기가 있기에 업의 시기가 되었을 때 더 의미가 커지는 것이겠지요. 그러니 지금 이 시간을 어떻게 보내야 할지, 어떤 자원으로 만들어 놓을지 잘 디자인해야겠습니다. 지금은 비가 오고 바람이 불고 하면서 땅이 더 단단해지고 좋은 토양으로 변하는 시간임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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