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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라이프 디자인 아티스트의 살롱
열정을 채우다/글쓰기 프로젝트

자기관리의 미학, 갓생과 내려놓음 사이 어디쯤

by CreActive Coach 2024. 4. 15.

올해 "인서울"로 대학에 입학한 조카가 있습니다. 미대 입시를 준비하던 조카는 어린 시절부터 그리기를 좋아했습니다. 중학교 때부터인가 미술을 하고 싶다고 스스로 진로를 선택했습니다. 미대를 준비하는 대부분의 학생들처럼 홍대 앞 미술학원을 몇 년을 다녔습니다. 종종 조카의 부모님을 대신해 제가 라이딩을 해주기도 했습니다. 바로 합격을 할 것이라는 예상과 달리, 미술학원의 입시 전략 실패가 너무 보였던 경험을 했습니다. 조카는 당연히 합격을 기대하며 준비를 했겠지만 결과치는 좋지 않았습니다. 포기하지 않고 새로운 미술입시 학원으로 옮겨 1년간 학업과 실기를 열심히 준비했습니다. 여러 곳에 응시를 했는데, 다행히 선택지를 고심하다 원하는 곳에서 대학생활을 시작했습니다. 학업을 준비하는 조카를 보면서 참 대견하고 멋지다 생각하곤 했습니다.

 

제 조카처럼 스스로 자기 삶을 주도적으로 열심히 살아가는 청년들이 정말 많습니다. 최근 몇 년 사이 MZ세대(1980년대 초부터 2000년대 초 출생한 세대) 사이에서 '갓(God)'과 '생(生)'을 조합한, "갓생"이라는 합성어가 유행이었습니다. 여전히 유효한 개념이기도 합니다. 갓생은 성실하고 생산적인 삶을 살며 타인에게 모범이 되는 삶을 의미한다고 합니다. 단순한 유행어를 넘어 하나의 삶의 방식입니다. 모든 사람이 이렇게 '갓생'의 삶을 살아가는 것은 아니겠지만, 많은 분들이 이런 삶을 추구하는 것은 분명한 것 같습니다. 청년을 넘어 중년을 넘어가신 분들도 '미라클모닝' 챌린지를 하시는 분들도 많습니다. 유한한 시간을 쪼개고 자기 만의 목표를 위하여 최선을 다하며 살아가는 사람들입니다. 갓생이라는 단어가 주는 이미지와는 다르게, 거창한 방식으로 삶을 살아가는 것은 아닙니다. 일상 속에서 학업이나 자기 계발을 위한 공부나 독서를 하고, 몸과 마음의 건강을 위한 운동, 명상, 취미활동, 문화생활까지 다양한 활동들을 자신만의 루틴을 만들어 삶을 더 풍요롭게 만들어 갑니다. 저 역시 갓생까지는 되지 못하더라도, 저 나름의 방식으로 삶을 열정적으로 살아가고 있습니다. 

 

반면, 이렇게 갓생족이 자신의 삶의 방식으로 삶을 디자인해 간다면, 한쪽에서는 '쉬어도 괜찮다'는 '내려놓음'의 삶의 방식도 있습니다. 오늘 아침 '브랜더쿠'의 메일링 서비스에서 갓생과 반대되는 개념의 브랜드를 소개했는데 눈길이 갔습니다. 일본의 최대 유제품 기업인 '유키지루시 유업'이 커피 판매 60주년을 맞이해 집행한 광고에서 "일본 전역의 여러분 하나하나를 위로하고, 감싸주고 싶다"며 '응석받이' 콘셉트를 선보였다고 합니다. 앞만 보고 열심히 하다 보면 피로는 쌓이게 되니 에너지를 충전할 수 있는 응석받이의 시간이 꼭 필요하다고 주장하는 것이죠. 그 시간을 커피와 함께 하라는 메시지일 것입니다. 광고 기획을 너무 잘했다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응석받이' 기획에 100 퍼센트 공감이 갔습니다.

 

 

너무 열심히 사는 현대인들을 위해 내려놓음의 미학도 있음을 알려주는 것 같아서 한쪽으로 치우치는 부분을 균형을 맞춰주는 느낌이 들어서 반가웠습니다. 나 스스로 선택하기도 하고, 타인의 선택에 따라 움직이기도 하며, 우리는 앞만 보며 달려갑니다. 매일 자신의 삶에 최선을 다하는 삶을 살아가는 것이 좋겠지만, 때로는 잠시 쉬어가며 성찰하고 충전하는 시간도  필요합니다. 나에게 주어진 에너지 총량은 분명히 있고, 그 에너지의 총량을 나 스스로 인지하고 방전이 되지 않도록 관리를 해줄 수 있는 사람은 '나'입니다. 우리 모두가 '자기 관리'가 필요한 이유입니다. 

 

갓생의 삶과 내려놓음의 삶에서 둘 중 하나만 선택해야 하는 것은 없습니다. 둘 사이의 선택은 한쪽으로 치우치지 않게 나 스스로 그 균형점을 잘 찾아 나의 삶에 도움이 되는 방식으로 가져가는 것이 중요합니다. 목표를 향해 열심히 달려오셨나요? 최선을 다해 무엇인가를 하고 계신가요? 잠시 멈춰서, 나에게 "응석받이"가 필요한지 나의 에너지를 살펴보세요. 잠시 쉬어가셔도 좋습니다. 아무것도 하지 않아도 나는 나입니다. 오늘은 응석받이를 반갑게 맞아주시는 것은 어떨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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